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코닥 골드 200이나 후지 수페리아 같은 35mm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하고, 36컷을 아껴가며 찍었습니다. 필름 한 롤에 들어가는 사진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기 전에 항상 한 번 더 생각했습니다.
필름을 다 쓰면 동네 사진관(현상소)에 맡기는 것이 다음 단계였습니다. 당시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에는 골목마다 사진관이 있었고, 현상에는 보통 2~7일이 걸렸습니다. 급행 현상을 하면 하루 만에 받을 수 있었지만 비용이 더 들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찍은 사진이 잘 나왔을까?" 하는 설렘과 불안이 공존했습니다.
드디어 사진을 받는 날, 봉투를 열어 한 장씩 확인하는 그 순간이 아날로그 사진 문화의 절정이었습니다. 눈을 감은 사진, 흔들린 사진, 손가락이 걸린 사진... 실수가 있어도 다시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잘 나온 사진 한 장이 더 소중했습니다.
필름 사진의 색감은 디지털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코닥 골드 200은 따뜻한 오렌지-옐로우 톤이 특징이고, 후지 수페리아는 조금 더 쿨하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화지의 화학 성분이 변해 세피아 빛 황갈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지금 우리가 '아날로그 감성'이라 부르는 색의 정체입니다.
필름 카메라 시대가 끝난 것은 2000년대 초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 때문입니다. 2003~2004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카메라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고,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가 일상화되면서 필름 카메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한 아름다움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합니다.
오늘날 필름 카메라 감성이 다시 유행하는 이유는, 디지털 사진이 너무 완벽해졌기 때문입니다. HDR, AI 보정, 고해상도가 당연해진 시대에, 오히려 필름 특유의 그레인과 불완전함이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찰칵의 필름 카메라 필터는 이 감성을 디지털 사진에 담아드립니다.